등짝story

2020! 아듀!

등짝스매싱 2005 2020. 12. 30. 19:42

2020년 유일하게 나 홀로 사진 촬영한 ..

 

 

 

          얼마 전까지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오후 2시가 조금 지나면 하늘에서 무언가가 땅을 향해 무더기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지저분한 얘기지만 그건 누렇고 이미 찌들어 모양새가 그리 예쁘지 않아 누군가가 하늘에서 배설을 하는 그런 모양새

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내 입에서는 긴 한숨 소리가 흘러나오곤 했다

 

젠장! 또 일거리 생겼네.”

 

낙엽 이야기다.

 

봄이면 나름 아름답게 주변을 꾸며주던 이 놈은 여름철이 지나고 가을에 들어서면 무언가 쌓인 한이라도 있는지 시시각각으로 하늘에서, 아니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나뭇가지에서 땅을 향해 힘차게 배설물을 쏟아내며 내 인내심을 실험하는 듯 했다.

 

그걸 치우는 일은 장난이 아니었다.

 

무려 한 시간을 쓸어내야 했고, 쓸고 있는데 또 떨어지고의 반복이었다.

 

낙엽이 떨어질 때면 겨울이 오는 것을 직감했고, 어김없이 겨울이란 계절은 에누리 없이 찾아왔다.

 

차갑게, 아주 차갑게.. 어지간하면 춥다는 소리 잘 안하는 내가 견딜 수 없이 오한을 느끼며 맞이하는 그 계절 속에 이제 한 장 남은 달력마저 탈바꿈 할 시간이 다가왔다.

 

! 하루.

 

과거처럼 설레거나 아쉬움조차 사라진 내 감정과 더불어 달랑 남은 한 장의 달력 속에는 지난 2020년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표현해주는 글귀가 하나 있었다.

 

연초에.. 나는 달력 한 장 한 장 마다 맨 밑에 이렇게 써놓고 음미, 아니, 정확히 실천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그런 류의 다짐을 그 달력 밑의 글을 통해 확인하곤 했었다.

 

나의 아침이 설렘으로 가득차길 바라자!’

 

결과론이지만 1년이 지나고 보니 하나도 이뤄진 건 없었다.

 

어쩜 너무 큰 기대를 했는지도 모른다.

 

너무나 삶을 피곤하게 하는 코로나19인가 하는 단어와, 100100색의 인간들과 부딪혀야 하는 시간들, 집에 돌아오면 피곤한 몸으로 반나절을 그냥 까먹고 오후가 돼서 ? 오늘은 이렇게 보내면 안 되는데?” 하는 아쉬움을 짜증으로 탈바꿈시키는 내 하루의 허망함으로 지내온 지난 1년이었다.

 

새해가 들어선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코로나와의 전쟁은 끝이 안보이고 마스크를 쓰고 출입 하세요라는 안내문조차 무시하고 불쑥 들어오는 개념 없는 인간들과의 다툼도 계속 될 것이다.

 

더불어 1년 동안 거의 손 놓고 지내서 찾아주는 사람조차 없고, 이 블로그가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는 그런 조그만 나만의 공간에서 가끔 시간 나면 넋두리나 하며 또 세월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세월이 안 가는 건 아닐 테니.

 

누군가에게 전화로 물어봤다.

 

나 잘 살고 있는 거야?”

 

그럼. 다들 그렇게 사는 거야

 

뻔한 얘기를 물어보고 그 대답에 위안삼아 또 한해를 보내는 그런 시간은 이제 더 없기를 바랄 뿐이다.

 

여기 이 곳에 무언가를, 어떤 거를 실천하겠다는 말 따위는 안 하는 게 낫다.

 

그건 말장난에 불과한 나 자신의 기만행위니까.

 

다만, 새해에는.. 정말 달라지고 싶다.

 

그게 무엇이던.

 

떠나가는 2020.

 

아쉬울 것도 후회할 것도 없는 그냥 그런, 코로나 안 걸린 것으로 위안삼고 그냥 직장 잘 다니고 좀 답답한 일상이지만 무난하게 보냈던 그런 한해로 기억될지 모르는 그런 한 해!

 

이제 떠나보낸다.

 

새해 달력엔 뭐라고 써놓고 지켜볼까!

 

여운이 남는 그런 하루하루를 지내자?’

 

한 번 시도해 보자!

 

그게 뭐가 되었던..

 

아듀! 2020!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나만의 글이지만..지난 한 해 고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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