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소소한, 그렇지만 새로운 시작들!
창피하지만.. 새 식구를 맞이하기로 했다.
거창한 건 아니고.
이 나이에 강아지도 아니고 강아지 인형이라니..
강아지를 키울 형편도 안 되지만 무엇보다 일 나가고 홀로 강아지만 남기고 가기엔 맘이 편치 않아서 그냥 고민 끝에 생물체는 아니지만 강아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인형을 선택했다.
아주, 작고. 귀여운 녀석이 이르면 다음 주에 도착할 것 같다.
누군가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거 아니냐고.
일터에서 저녁 무렵이면 강아지나 개를 데리고 산책 나가는 모습을 무척 부러워했기에 그런 인식은 도외시하기로 했다.
이름을 짓느라 고민 중이다.(이름이 필요한지 모르지만)
이 녀석은 아마도 일터에도 데리고(?) 다니고, 잘 때도, 아니 하루 종일 내 곁에 있을 것이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가 문제지만 가급적 튼튼한 놈이었으면 좋겠다.
블로그 4개월 가까이 놀고 나서 기껏 생각한 다는 것이 그거냐고 말할지는 모르지만 지난 4개월간 참 조용하고, 무미건조하게 살아내야 했다.
손가락만 얹으면 바로 칠 수 있는 환경임에도, 일부러 피하고, 멀리하고, 남의 일처럼 받아들였다.
거기에 모처럼 들여다 본 블로그는 완전히 남의 나라 블로그처럼 지 멋대로 변형되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안날정도로 변해있었다.
daum이란 동네는 어서 빨리 완전히 없어지던가 아님 새롭게 변화를 주던가 해야 할 것 같다.
카카오를 하자는 것인지,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블로그를 오래하면서도 부담이 되는 것이 아 사이트가 언제 어떻게 없어질지, 변할지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지난 15년 넘게 쌓아놓은 내 이야기들.
이젠 읽기도 버거워, 그랬었군. 남의 이야기처럼 바라보게 되는 스토리들.
거기에는 커다란 변화 없이 하루하루 생존해 가기위한 한 남자의 쓸데없는 넋두리만 있었을 뿐 어디론가 다 사라져버린 친구들, 그리고 이젠 손가락 꼽기도 버거운 친구님들만이 덩그러니 내 앞에 놓여 있었다.
강아지를 아니 강아지 인형을 집안에, 내 일상에 들여놓기로 한 것은 외롭기만 해서가 아니다.
인생 2막도 제대로 치루지 못한 내가 3막 운운하는 게 우습지만 어쨌든 세월은 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가지라고 요구하는 것 같았고, 어떤 계기가 필요해서 하나의 전환점으로 매개체가 필요했을 뿐이다.
-----------------------------------------------------------------------------
누렇게 변해버린 빛바랜 소설책들도 어디론가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방 한 구석에 덩그러니 앉아 읽어보는 이야기들.
내가 봐도 이걸 내가 썼던가? 하는 낯설음이 다가올 정도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그 소설들을 일부는 정리하고, 일부는 재 제본해서 미래의 추억거리로 삼을까 정리중이다.
며칠 전 가진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그 분이 권유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덩그러니 반복되는 일상에서 월급 받고, 마트에 가서 장 보는 일 외에는 움직이지 않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영화, 드라마 같은 걸 눈으로 (귀도 아닌)보다가 꺼버리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블로그를 다시 쓴다는 건 내게 있어서는 중요한 일이다.
읽어주는 이 없는 블로그에 내가 강아지인형을 열 마리 가지도 있던 무슨 상관일까만, 그래도 인생 3막을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이제 멈추지 않고 묵묵히 써나갈 것임을 나에게 약속하기 때문이다.
문장력이 부족해서 소설가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단언하는 여친 아닌 여사친 친구(그녀는 이제 나를 남자로 보지 않기 시작했다)는 자신의 뛰어난 문장력을 자랑하기도 하듯이 가끔 소설을 써서 내게 읽어보라고 권유하며 나의 기를 죽이지만, 난 꿋꿋하게 문장력은 그녀보다 못하지만 줄거리로 승부하겠다고, 아니 내가 정말 말도 안 되는 문장력으로 문단에 등단하면 어쩔거야 도발도 해보지만 그녀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는 논법으로 나를 기죽이곤 한다.
------------------------------------------------------------------------
“난 소설가가 되는 게 목적이 아니야. 그냥 소설가란 타이틀이, 아니 간판이 중요할 뿐이야.
내가 꿈꾸는 마지막 지향점은 몇 년 후에 소설가란 타이틀을 달고 강의나 다니며 남은 생을 강사 같은 걸로 마감하며 살고 싶을 뿐이야. 대중을 눈앞에 두고 강의를 하는 걸 떨린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체질적으로 대중 앞에서 말하기를 좋아하는 내게 있어서는 천직인 셈이지.“
누구에게 하는 이야기인지도 모른 체 이렇게 나를 합리화 시킨다.
map을 그려보고 내가 가야할 남은 미래를 꾸려보면서 내린 결론이고, 부족하지만 좀 더 다듬어 한번 도전해 보려고 한다.
실패를 하던, 성공을 하던 중요한 건, 남은 인생을 이렇게 먹고 살기위한 호구지책으로 살다가 저 세상 가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엔 남은 생이 너무 아깝다.
7월 7일을 기점으로 늘 하는 이발이지만 새롭게 돈 좀 들여서 잘라봤고, 강아지 인형도 주문했고 (한 놈이 아니고 여러 놈을 집안에 들여앉힐 예정이다)문단에 등단하기 위한 도전도 시작했다.
거기에 남의 집처럼 여겨지는 내 집 (블로그)을 다시 꾸며보기로 했다.
삶은..어쩌면 끝없는 도전의 연속인지 모른다.
어떤 의미가 되었던 그냥 눈뜨고 일하고, 밥 먹고, 자고 그렇게 하루를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정말 문장력이 많이 줄었다.
시작한다!